세계 랭킹 1위 '셔틀콕 여제' 안세영 선수가 2년 만에 돌아온 코리아오픈에서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서 펼쳐진 결승전이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지만, 이번 준우승은 그녀의 빛나는 여정에 잠시 숨을 고르는 쉼표와도 같습니다. 부상 투혼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2025 시즌을 지배해온 안세영 선수의 값진 은메달 소식과 앞으로의 각오를 깊이 있게 조명해 봅니다.
안방에서 맞이한 아쉬운 패배, 코리아오픈 결승전
안세영 선수는 9월 28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일본의 강호 야마구치 아카네(세계 4위)에게 0-2(18-21, 13-21)로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2022년과 2023년 대회 2연패를 달성했던 안세영이었기에 3연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야마구치의 날카로운 공격에 흐름을 내주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야 했습니다.
1게임 초반부터 리드를 내주며 끌려가던 안세영은 끈질긴 수비로 17-17 동점까지 만드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밀리며 첫 세트를 18-21로 내주었습니다. 이어진 2게임에서도 야마구치의 빠른 공격 템포에 고전하며 초반부터 점수 차가 벌어졌고, 결국 13-21로 패배하며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특히 이번 패배는 올 시즌 야마구치를 상대로 한 첫 패배였기에 더욱 뼈아팠습니다. 이전 세 차례의 맞대결에서는 모두 안세영이 여유롭게 승리했었지만, 이날 야마구치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안세영을 압도했습니다.
경기 후 안세영은 "야마구치 선수가 완벽한 게임을 했고, 저는 그에 반해 끌려다니는 게임을 했다"며 "공격이 워낙 빨라서 따라가기 힘들었다"고 패배를 인정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역대 코리아오픈 성적

| 연도 | 결과 |
|---|---|
| 2022 | 우승 |
| 2023 | 우승 |
| 2024 | 불참 (부상) |
| 2025 | 준우승 |
부상 투혼 속에서 이뤄낸 2025년의 눈부신 성과
이번 코리아오픈 준우승이 아쉽기는 하지만, 2025년 한 해 동안 안세영 선수가 보여준 활약은 실로 눈부셨습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입은 무릎 부상의 여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그녀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고통을 이겨내고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코트를 지배했습니다.
안세영은 올 시즌에만 무려 7개의 BWF 월드투어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 말레이시아오픈 (슈퍼 1000)
- 인도오픈 (슈퍼 750)
- 오를레앙 마스터스 (슈퍼 300)
- 전영오픈 (슈퍼 1000)
- 인도네시아오픈 (슈퍼 1000)
- 일본오픈 (슈퍼 750)
- 중국 마스터스 (슈퍼 750)
이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대회들을 연이어 석권하며 명실상부한 여자 단식 최강자임을 증명했습니다. 특히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적을 쓰기도 했습니다. 끊임없는 재활과 훈련,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위대한 업적입니다.
더 높은 비상을 위한 다짐, "남은 대회 모두 우승하고 싶다"
안세영 선수는 이번 코리아오픈을 통해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올해는 부침이 심했던 한 해"라며 "초반에는 좋았다고 해도 후반에는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제게는 매우 부족한 한 해고, 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한 해인 것 같다"고 겸손하게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이미 다음을 향하고 있습니다. "남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고 싶다. 아프지 않고 자신 있게 제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계속하는 게 목표"라고 밝히며 흔들림 없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한 번의 패배에 좌절하기보다는, 이를 발판 삼아 더 높이 날아오르겠다는 굳은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패배의 아픔 속에서도 상대를 인정하고, 자신을 냉철하게 분석하며, 더 나은 미래를 다짐하는 안세영 선수의 모습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그녀는 단순히 뛰어난 선수를 넘어, 끊임없이 성장하는 진정한 스포츠인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셔틀콕 여제'의 다음 행보를 응원하며
비록 안방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3연패는 아쉽게 불발되었지만, 안세영 선수의 2025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번 준우승은 그녀에게 잠시 숨을 고르고 전력을 재정비할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부상의 고통을 이겨내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그녀이기에, 이번 패배 역시 더 큰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는 꼭 빛날 거고 언젠가도 빛날 거야' 라는 그녀의 다짐처럼, 안세영 선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세계 배드민턴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갈 것입니다. 잠시의 아쉬움을 딛고 다시 한번 힘차게 스매시를 날릴 '셔틀콕 여제' 안세영 선수의 다음 행보에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