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연방 의회가 엡스타인 사건 자료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은 가운데, 파일 공개가 미국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18일(현지시간) 미 연방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이제 남은 절차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뿐입니다. 이 법안은 최근 미국 정계를 크게 흔들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원에서는 찬성 427표, 반대 1표라는 압도적인 결과로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대부분이 같은 의견을 낸 것으로, 사실상 만장일치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유일한 반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성향이 강한 클레이 히긴스 의원이었습니다.
법안은 상원에서도 빠르게 처리되었습니다. 민주당 로 카나 의원과 공화당 토머스 매시 의원의 공동 발의로 마련된 이 법안은 하원에서 넘어오는 즉시 통과된 것으로 간주하는 절차가 합의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실제 상원 표결 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게 됐습니다.
한편, 미 법무부는 올해 7월 엡스타인 사건 수사를 종료하며 개인 정보 문제 등을 이유로 자료 공개는 불가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메일 일부를 공개하면서 다시 논란이 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민주당의 조작”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16일부터 입장을 바꾸어 공화당 의원들에게 법안에 찬성하라고 요청했습니다. 그의 핵심 지지층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부에서도 파일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서명하겠다고 이미 밝힌 상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엡스타인과 나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오래전 그의 행동을 보고 클럽에서 쫓아냈다”고 주장하며 자신과의 관련성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엡스타인 관련 질문을 한 기자에게 “조용히 해! 돼지야”라고 말하며 언성을 높인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법안이 시행되면 법무부는 엡스타인과 관련된 문서, 이메일, 영상 자료 등을 검색 가능한 형태로 공개해야 합니다. 다만 피해자 보호를 위한 예외 조항이 있어 모든 자료가 공개되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엡스타인은 월가에서 활동한 금융인이자 정·재계 유명 인사들과 친분이 많았던 인물입니다. 2019년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교도소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여러 고위층 인사가 연관됐다는 점에서 자료 공개가 미국 정치권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여론조사에서도 영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이터·입소스가 14~17일 진행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8%로 집권 2기 들어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생활물가 문제뿐 아니라 엡스타인 사건 대응 방식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